어제, 회사일이 끝나자마자 언니가 머리잘한다고 소개시켜준 미용실에 갔다.

그동안 머리한번 제대로 길게 길어본적 없던 내가,
작년 한해동안 꾹 참고 길러서 드디어 긴 생머리를 갖게됬다.
어쩐지 쭉 뻗은 생머리가 좀 쳐져보여 셋팅을 하러갔는데,
언니가 이것저것 물어보길래 아래만 무겁게 곱슬거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약하고 자연스럽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얼마전 디지털 퍼머했다가 맘에 안들어서 한달만에 풀렀다는 얘기도..
알았다고 하고 이리저리 만지기 시작했는데..
아니, 컬을 다 말고 꼽는 기계를 보니 아무리봐도 디지털 펌 기계같았다.
그래서 대뜸, 지금 셋팅 안하시고 디지털 하시는거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헉!!
아니, 제가 셋팅 해달라고 하지 않았냐고 하니까 내가 원하는 스타일은 셋팅으로 안나온다고
본인이 디지털로 잘 해주겠다고 설득하더라. 불안불안했는데...역시 그때 그만뒀어야했다.
하도 설명을 이리저리 하고, 또 언니가 머리 잘해준다고 해서 간거라 믿고 맡겼는데....

중간에 살짝 풀어보니 꽤 컬이 심하길래 설마 이렇게 나오는거 아니겠죠, 했더니 아니란다.
중화제하고 그러면 좀 풀어진다며 중화제하고 머리를 감았는데..
결과물을 보니 참담하더라..지난번 디지털 펌 했을때랑 별반 다른게 없었다.
(특히나 앞머리가 장난 아니었다. 엄마들 완전 곱슬파마처럼..-_-)
그래서 넘 곱슬거리는거 아니냐 얘기했더니 그럼 약하게 풀어주겠단다.
그래서 퍼머 약을 한번 더 바르고 일부러 폈다;;;;;;;;
그리고 머리를 감았는데, 아까보다 나아졌지만 역시나 정신없긴 마찬가지..
머리를 말리는데 왼쪽 머리 뭉텅이가 머리끝이 완전히 상해서 오그라 들어있었다 orz
그래서 그 머리 잘르고 났더니 이번엔 뒷머리 한 뭉텅이가 그렇다.
어떻게 머리를 이렇게 만들어놨냐고 항의 했더니 상한 머리여서 그런거라고,
그전에 염색했었던게 남았는데 헤나로 가려져서 안보여 그런거라고...
자기는 그래서 이렇게 어두운색으로 한 머리는 힘들어서 안하려고 한다고..

차라리 내가 원래 하려던 셋팅하고서 머리가 그렇게 됐다면,
내가 선택을 잘못해서 그런가보다하고 감수할텐데 정말 기가막혔다.
지금까지 머리하면서 이렇게 된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하니까 그럼 다시 머리를 펴주겠단다.
아니, 그럼 또 머리 상할텐데 그건 어떻게 감당하라고....
그러더니, 그럼 자기가 어떻게하겠냐고 되려 짜증을 내더라...
나만 붙잡고 새벽이든 언제까지고 할테니 내가 원하는대로 하란다.
대책이 없더라..그래서 상한 머리 다 잘라달라고 했다.
일년내내 길었던 머리를 다 잘라내버렸다.
애써 참았던 눈물이 났다.
미용실 언니, 그제서야 미안한듯하더라..
자기 판단 실수도 있었고 속상한거 안다고,
돈 안받을테니 원하면 최대한 덜 상하게 다시 머리펴주겠다고..
더이상 머리에 손대면 안될것 같아 그냥 됐다고 하고 나왔다.

집에와서 거울을 보니, 15cm이상은 자른것 같았다.
사실, 지금도 여전히 속상하다.
내가 그전에도 이렇게 머리 긴적이 있었으면 모를까, 처음으로 긴 생머리 해본거였는데...
그전처럼 돌아가려면 또 일년을 기다려야한다.
우울함이 가시지 않고 있다.
Posted by 보풀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