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군과 나..
우리가 함께한지도 어느덧 천일이 훌쩍 넘었다.

이제 그의 어느것 하나 익숙해지지 않은것이 없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눈웃음치며 웃는 모습..
그에게서만 나는 향기..
내손을 잡아주는 그 손의 촉감..
나와 대화를 나누는 그의 말투..
나를 바라봐주는 눈길..

내가 이럿듯,
그도 내가 익숙해졌을까..


그를보며 나와는 참 다른 사람이라고 여겼었다.
지금도 근본적으로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엔 변함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큰 고비없이 무난히 잘 지내온걸 보면
우리 사이의 조율점을 잘 찾고 있나보다.
(내가 그를 향해 내딘 발자욱보다
그가 나를 향해 걸어온 거리가 더 길어보이지만 말이다.)


결혼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딱지군에게 물었다.
나와 결혼하는데에 조금의 걱정이나 흔들림이 없냐고..

딱지군이 말했다.
"흔들리진 않지만 걱정은 되지.
보나마나 청소도 내가 많이 하게 될테고,
너가 밥을 매일 맛있게 하지도 못할테고..
거기다 말은 어찌나 안 듣는지..휴..
너 데리고 살 생각하면 걱정이다, 걱정.."


"그런데 안 흔들려?
청소도 잘하고, 밥도 잘하고, 말도 잘듣는 여자랑 할수도 있잖아."


"너니까.
그런 단점들을 가지고 있어도 내가 결혼하고싶은 사람은 너니까..
그러니까 어쩔수 없는거야."



나에게도 딱히 표현 못 할 확신이 있다.
이 사람과 함께 할것같은 느낌..


딱지군에게도 그런 느낌이 있었나보다.


프로포즈했던 바다여행에서 말해주길,

'몇 번 만나지 않았는데, 이런 생각이 드는거야,
이 여자 큰일났다. 나한테 시집와야겠네' 라고..



서로에게 익숙해져서인지,
아님, 정말 짚신도 제짝이 있는건지,
어쩌면 단순한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지금만큼은 우린,
서로의 반쪽이다.

Posted by 보풀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