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동안 쓰고 다녔던 디카는..
나온지도 오래요, 단종된지도 아주 옛날인 국민디카 니콘 쿨픽스 2500(이하 쿨이오)다.
이 녀석이 손에 들어오게 된건 2004년 초겨울쯤..
딱지군이 장교 훈련들어가면서 디카없던 나에게 '잠시 쓰라고 빌려준 물건' 이었다.
자기가 없을동안 내 일상들을 찍어놓으면,
나중에 사진을 보면 그동안 내가 뭐하며 지냈는지 알수있겠지 않겠냐면서 말이다.
딱지군의 훈련은 4개월뒤 끝났지만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 쿨이오는 여전히 내 손에 있었다.
내가 딱지군에게 쿨이오를 받을 당시에도 그 녀석은 이미 한물간 디카였다.
요즘 폰 카메라보다도 못한 200만 화소..
노출 조정과 색온도 조정외엔 별다른 수동기능 없는 똑딱이 녀석이지만
일상생활을 찍는게 고작인 나에겐 지금까지 별다른 말썽없이 좋은 사진을 많이 찍어줬다.
보급형 똑딱이 녀석주제에 접사는 말할것 없이 잘 잡아내었고,
흔들리지 않게 카메라를 받칠곳만 있다면 멋진 야경도 뽑아줬다.
말광량이 친구의 분위기있는 모습도 포착해주기도 하고,
잘 나올까 의심스런 상황에도 의외로 좋은 결과물을 내주기도 했다.
부담스럽지 않게 편하게 갖고 다니며 이런저런 여러가지를 찍어댔다.
무엇보다.....
이 녀석은 그동안의 딱지군과 함께하는 나의 일상을 맘껏 담아내주었다.
쿨이오의 매력인 돌아가는 렌즈덕에 둘이 같이 사진찍기엔 더없이 좋았다.
그랬던 녀석이..
지난주 갑작스레 이상이 왔다.
그동안 너무 혹사 시켰던건지...
형체조차 뭉그러진 완전히 색이 날아가버린 사진을 뱉어냈다.
중고로 5만원이면 본체는 물론이오 밧데리에 메모리까지 살수있는지라
고쳐서 쓰기엔 배보다 배꼽이 더 큰격이라 결국 이 녀석을 포기해야할것 같다.
다른 디카들을 알아보고 있는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어쩐지 아쉽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딱지군과 함께하는 시간을 모두 이 녀석과 같이 했는데 말이다.
그래서일까,
미련이 가시지 않아 자꾸만 다시 켜보고 찍어보고 한다.
혹시나 녀석이 돌아올까봐...


